"7월부터 점자로 약 이름 확인하세요"(종합)
오유경 식약처장, 점자 표시 의약품 생산 현장 점검
(포커스 어빌리티) 윤상준 기자 =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합니다"
30일 동화약품[000020] 충주공장을 방문한 최선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팀장은 동화약품의 차질 치료제 '포스테리산' 겉면의 점자를 만져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 팀장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잘 읽기 위해서는 점 간 거리, 글자 간 거리, 점자 높이, 지름 등이 모두 적합해야 한다"며 "포스테리산이 그 기준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약품 100여개를 구매해 만져본 결과 이같이 결론을 내렸으며, 의약품에 점자를 표시하는 다른 기업들에도 해당 제품을 참고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동화약품 충주공장을 방문해 점자 표시 의약품 제조 현장을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식약처가 의약품 점자, 음성·수어 영상변환용 코드 표시 대상, 방법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행정예고한 이후, 점자로 제품명을 표시하는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업계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2021년 7월 약사법이 개정됨에 따라 안전상비의약품 및 식약처장이 정하는 의약품의 용기·포장·첨부문서에 점자·코드 표시가 의무화됐으며, 오는 7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점자가 표시되지 않은 기존 포장은 제도 시행 후 1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점자를 표시해야 하는 의약품은 안전상비의약품 11종, 식약처장이 지정한 일반의약품 25종과 전문의약품 3종 등 총 39개 품목이다.
식약처장이 정한 28개 품목에는 판콜에스 내복액, 판피린 큐액 등 해열·진통·소염제와 아로나민 골드정, 삐콤씨정 등 혼합 비타민제, 비염·천식 등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포함됐다. 겔포스엠 현탄액과 품귀 대란이 일어났던 변비약 마그밀정 등 제산제도 지정됐다.
식약처는 시·청각 장애인의 소비가 많은 품목을 점자 표시 대상으로 정했으며, 표시 위치는 의약품 용기·포장의 주표시면 오른쪽 상단에 기재해 잘 알아볼 수 있게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동화약품은 종이 재질 포장뿐 아니라 병, 병뚜껑에도 점자를 표시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스가 첨가되는 의약품 제품의 경우, 병 뚜껑에 점자를 표시하면 압력에 의해 안전상 우려가 있고, 병 둘레가 점자 표시에 충분하지 않은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이다.
유준하 동화약품 대표는 "어느 위치에 점자를 표시해야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쉽게 인식할 수 있는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식약처, 시각장애인협회, 동아제약과 협의체를 구성해 점자 표시 방법을 개발하고, 진행 상황을 2026년까지 매년 2회 식약처에 보고해 대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사발신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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