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겐 어려운 설승차권 예매…공지 절반은 청취 불가

윤상준 기자 승인 2024.02.09 11:37 | 최종 수정 2024.02.09 12:28 의견 0

시각장애인에겐 어려운 설승차권 예매…공지 절반은 청취 불가
명절 연휴 경로·장애인 전용 사전예매도 현장 예매 불가…"접근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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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좌석 있나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포커스 어빌리티) 윤상준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설 승차권 발매를 위한 온라인 예매 사이트의 공지사항이 웹 표준을 지키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예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9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지적했다.

유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이 작년 하반기(작년 7∼12월) 예매 사이트에 올린 공지사항 109건 모두 이미지로 작성됐다.

그중 절반이 넘는 59건(54%)은 대체 텍스트가 누락돼 시각장애인은 읽을 수 없는 '들리지 않는 공지사항'으로 작성됐다.

시각장애인은 화면 속 정보가 텍스트로 작성돼 있으면 화면낭독 기술을 활용해 이를 소리로 변환해 정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로 정보가 쓰여있으면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

이에 방송통신표준심의회에서는 장애인도 웹 콘텐츠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대체 텍스트 입력 등 웹 접근성 지침 준수를 권고하고 있다.

또 코레일은 기업홍보 홈페이지는 웹 접근성 품질 인증을 받아왔으나, 일반 승차권 예매 사이트인 레츠코레일은 신규 홈페이지 개발을 이유로 웹 접근성 품질 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동등하게 철도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홈페이지 웹 접근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레일이 2020년 추석 때부터 도입한 명절 연휴 경로·장애인 대상자 전용 사전예매 예매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사전예매 제도는 명절 연휴에 일반 예매 하루 전 전체 공급 좌석의 10%를 경로·장애인 대상자에게 우선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장 예매가 사라져 전화 접수와 온라인으로만 예매할 수 있어, 고령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경로·장애인 사전 예매율은 2020년 추석과 2021∼2023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평균 31.5%에 그쳤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코레일은 올해 설 승차권 예매에서 교통약자 예매 편의를 높이기 위해 할당 좌석 비율을 10%에서 20%로 확대하는 등 조치를 했으나 현장 창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

유 의원은 "경로·장애인 대상 사전예매도 창구를 운영하는 등 예매 채널과 접근성을 높여 보다 많은 분이 명절 연휴 열차를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발신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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